“밤마다 괴로운 불면증, 수면제만이 ‘답’ 아냐”
인지행동요법·뇌파훈련 등 비약물적 치료법 다양…적극적인 치료의지 중요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업무스트레스와 잦은 야근, 음주 등으로 생활리듬이 일정치 못한 것도 한몫 한다. 특히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기 위해 수면제를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억상실, 자살충동 등 최근 수면제 과다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지속되고 있고 수면장애환자 대다수는 병원 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수면제를 처방을 받는데 대한 선입견으로 약국에서 수면제를 사먹거나 약물에 대한 의존도로 적극적인 치료를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수면제의 경우 신체적 또는 심리적 금단 증상이 있어 쉽게 중단하기 어렵고 의존이 생겨 용량을 늘려야 효과가 지속되는 내성이 생길 수 있으며 장기간 사용하면 심리적 의존이 생겨 약을 중단하기 어렵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수면제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단기 불면, 시차여행으로 인한 불면, 수면-각성 리듬이 떨어진 노인들에게 되도록 간헐적으로 단기간 사용해야 하며 수면 전문의가 환자의 수면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상태에서 불면증 치료의 일부로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두개자기자극술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
▲불면증, 비약물적 치료로도 해결할 수 있어
이처럼 수면제에만 의존해서는 불면증을 해결하기 어렵고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가운데 중앙대병원 신경심리-스트레스 클리닉에서는 최근 수면장애환자를 위해 수면제를 대체할 수 있는 비약물적 치료법을 제시했다.
비약물적 치료법에는 ▲수면 위생환경, 수면 방법의 교육과 관련 있는 인지행동치료 ▲불안과 우울감을 인해 불규칙해진 수면뇌파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뇌파훈련(neurofeedback)치료 ▲뇌를 자극하는 자기장을 두뇌로 전달해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경두개자기자극술(rTMS ; 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등 새롭고 다양한 치료법 등이 있다.
수면장애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CBT-I)는 수면장애치료의 첫 단계로 수면리듬파악, 수면생활계획, 수면제한요법, 자극조절 치료, 이완훈련, 수면위생법 교육 등을 통해 환자의 행동 및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치료법으로 환자 스스로 자신의 수면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한다.
최근 미국내과학회(ACP)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지행동치료(CBT-I)를 받은 대부분의 환자가 수면의 질과 능률 모두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수면장애 증상이 완화되고 치료 반응율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 지수(ISI)와 수면 질 지수(PSQI) 점수 또한 감소했으며 잠자리에 누워서 잠들 때까지 걸린 시간인 수면 잠복기와 잠든 후 깨는 증상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면 중 나타나는 빠른 뇌파가 지나치게 각성돼 있는 상태가 불면증의 원인이라면 뇌파훈련(neurofeedback)치료가 도움이 된다. 실시간으로 자신의 뇌파를 모니터링하며 적정 범위에 벗어난 뇌파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반복적으로 훈련해 뇌의 기능을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방법을 습득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환자의 머리에 뇌파전극을 붙여 통증이나 자극이 없어 부작용 없이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자기장 치료를 이용한 경두개자기자극술(rTMS)도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기장을 두뇌로 전달해 뇌신경세포를 자극하는 치료법으로 약물치료나 정신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불면증이나 우울증, 두뇌기능장애 등에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중앙대학교병원 신경심리-스트레스 클리닉은 중앙대학교 인간-정보기술임상연구소(Human-IT Research & Clinic Center)와 연계해 인지행동치료를 게임에 적용한 수면장애치료 모바일 기능성게임을 불면증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개발 중에 있다.
▲불면증 원인 다양, 빠른 해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불면증은 단순 스트레스보다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장애, 우울장애, 과도한 술, 담배 등의 질환적 원인이 동반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들의 근본적인 원인 파악과 치료 없이 무조건적으로 약물에만 의존하면 불면증이 지속될 뿐 아니라 낮동안 계속 졸리고 기력저하 등을 호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강조한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직무 스트레스의 증가로 인해 심각한 수면장애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거나 약물치료를 받는데 대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꺼리고 있다”며 “수면장애치료에 있어서는 다양하고 효과적인 비약물 치료 방법들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